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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효송 교수, '무명' 영산대를 태권도 '명문'으로 견인

영산대학교 태권도학과 구효송 교수, 제자들 유럽 태권도국가대표팀 감독 다수 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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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양규 기자
기사입력 2013-01-02

▲ 지방의 '무명' 영산대학교를 일약 태권도 명문대로 일군 주역들.(좌로부터 영산대학교 태권도학과장인 구효송 교수와 그의 제자 이동언(독일 태권도국가대표감독).     © 한국무예신문

전국의 시·도 태권도 협회장 선거가 이뤄지던 2012년 12월 끝자락!
 
태권도계에 만연한 세력다툼 등의 구태에 많은 태권도인들이 실망을 금할 수 없었던 터에 ‘무명’의 지방대로부터 희망 가득한 소식이 들려왔다.
 
경남 양산시 소재 영산대학교 태권도학과 출신 이동언씨의 독일청소년태권도대표팀 감독 선임 소식이 바로 그것.(본지 2012년 12월 26일자 「"독일에 태권도 종주국 활력을 불어넣을 게요!"」 기사 참조)
 
2012년 한 해를 보내는 마지막 날에 화제의 주인공인 이동언 감독(독일 청소년국가대표팀)과 그의 스승인 영산대학교 태권도학과장 구효송 교수를 만났다.
 
구 교수는 2002년 영산대학교 태권도학과에 교수로 부임했다. 부임하자마자 그가 강조한 것은 공부였다.
 
“물론 학생들에게 운동도 중요하지만 공부와 병행할 것을 강조한 것이죠. 그런데 학생들이 학과 생활을 힘들어 했습니다. 책을 읽는 것 자체가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구 교수는 자신의 교육철학에 흔들림 없이 특기생들에게조차 일반학생들처럼 책을 읽고 공부할 것을 강조했다. 시험을 볼 때는 성적에 대한 인센티브도 주지 않았다.
 
당시에는 대부분의 체육관련 학과 특기생들이 당연한 듯 공부와는 담을 쌓고 운동에만 매진하며 입학과 졸업을 하던 시절이었다. 영산대도 마찬가지. 학과 특기생들조차도 운동과 공부의 병행을 요구하는 구 교수의 뜻을 거부했다.
 
구 교수는 그럴 때마다 “학교가 너희들을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다. 졸업을 하고 나면 학교는 너희들을 챙기지 않는다. 학교는 너희들의 울타리일 뿐”이라고 강조하며 제자들을 다독였다.
 
그리고 그렇게 10여 년이 흘렀다. 구 교수의 제자들이 하나 둘 태권도계에 두각을 나타냈다. 외국 국가대표 감독으로 자리매김하는 등의 이번의 경우처럼.(2009년 김민수 오스트리아 국가대표 감독과 2011 금시환 나이지리아 국가대표팀 감독)
 
독일청소년태권도대표팀의 감독으로 선임된 이동언 감독은 구 교수에 대해 한 마디로 “어린 시절부터 꿈꿔온 ‘태권도 선수’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꿔버린 분”이라고 했다.
 
이동언 감독은 어린 시절부터 촉망받던 태권도 선수로, 대학입학 때 갈등을 많이 했다. 당시, 주위 다른 선수들처럼 서울 또는 근교에 위치한 태권도 명문대학에 진학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 지방의 이름없는 영산대학교로 진학 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었다. 그러나 가정형편이 어려워 영산대학교로 진학할 수밖에 없었고 입학 당시 태권도학과에 대한 기대는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운명은 시작되었다. 거기서 구효송 교수를 만난 것이었다.
 
“처음엔 수준 있는 태권도교육은 기대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학교 레벨만 따지며 나태하게 지냈죠. 태권도 선수에게 책들고 공부하라고 하니 의아해질 수밖에요.”
 
이 감독은 구 교수의 가르침이 지속되면서 노력 여하에 따라 자신의 미래가 결정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대학생활 4년 내내 ‘제자들의 미래를 위해 밤잠을 설치는’ 구 교수를 멘토로 삼으며 틈나는 대로 찾아가 자문을 구했다.
 
자문을 구하려고 구 교수의 연구실을 들락거리던 제자가 이젠 독일 국가대표태권도팀 감독이 되었다.
 
이 감독은 자신의 독일국가대표감독 선임에 대해 “모두 스승님덕분”이라고 했다. 그의 스승 구 교수는 “이 감독 스스로가 열심히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러한 구 교수일지라도 고민이 없지는 않다. 국내 태권도 학과 전반적으로 졸업생들의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현재 국내만을 보더라도 태권도학과 졸업생들이 많이 배출되고 있지만 기존 태권도장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로 각 시도별로 더 이상 추가적인 태권도장 설립은 힘들다. 게다가, 태권도 수련인구는 13세 이하 초등학생이 대부분인 실정이며 현 세대의 저출산으로 태권도장의 미래는 불투명하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구 교수는 "그런 말들은 오래 전부터 태권도계에 공공연하게 나왔던 말이다. 그러나 태권도학과 자체에 비전이 없는 것이 아니라 학교나 지도자들이 학생들에게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면서 "태권도학과를 진학하는 학생들과 지도자들이 태권도장운영에만 교육의 목표를 두지 않고 달리 세운다면 태권도학과 자체의 비전은 있다"고 밝혔다.
 
덧붙여 구 교수는 “태권도는 과학적이고 세계적으로 그 영향력을 인정받은 운동이다. 이로 인해, 앞으로 다양한 태권도 산업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든다면, 태권도가 해외에 진출한지 6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태권도장이 없는 나라가 아직도 많다. 포화상태인 국내시장만을 바라보기 보다는 전 세계로 영어교사를 파견하는 미국이나 영어권 나라들처럼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태권도를 해외에서 안전하게 가르칠 수 있도록 학교와 국가간의 협력이 이루어진다면 태권도학과를 졸업한 많은 인재들이 태권도 지도자로 나갈 길이 열려 있고, 태권도학과의 비전이 충분히 있다”고도 나름의 해답을 제시했다.
 
아무튼 그렇다. 태권도가 이미 글로벌화 되었고, 태권도전공자들이 해외로 진출하는 소식이 엄청난 뉴스거리는 아니다. 그렇지만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듯 무명의 영산대를 나름 태권도 ‘명문’ 대학으로 만든데 결정적 기여를 한 것은 구 교수와 ‘이 감독’ 같은 제자들인 것은 자명하다. 태권도 미래 동량(棟梁) 배출을 위한 이들의 열정에 힘찬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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