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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라 霞修羅 HUSTLER - 033

부제: 비리아도(秘理雅道) 비밀스런 이치를 간직한 우아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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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예신문
기사입력 2013-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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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구뉴스이미지. 레이싱모델 홍하나, '당구포즈 섹시하죠?'(사진출처:마이데일리. Naver)  

“자, 나와 비무를 할 사람은 또 없나?”

외팔이 사내는 무관을 둘러보며 소리쳤다.

“나와 한 번 겨뤄 봅시다.”

방자한 그의 태도를 보다 못 한 내공 오 갑자의 중년인이 나섰다.

사흘에 한 번 정도는 반드시 무관을 찾는 그 중년인은, 비록 절정이라고 할 수는 없어도 정확한 초식과 노련한 비무 운영으로 꽤 안정된 실력을 갖춘 이였다. 

하지만 결과는 크게 다를 게 없었다. 그 역시 일곱 간만에 외팔이 사내에게 패하여 물러나고 말았다.

외팔이 사내는 기세등등하게 무관을 둘러보며 큰 소리로 외쳤다.

“이 무관에는 이렇게도 사람이 없단 말인가? 정말 한심하군.”

“아직 사람이 남아 있소.”

목소리의 주인공은 위상천이었다.
 
모든 수련생들의 눈이 그에게 집중되었다. 그들에게 상천은 한갓 잔심부름을 하는 점소이 비슷한 존재로만 여겨졌던 때문이었다.

“저 친구도 구예를 할 줄 알던가?”

“글쎄… 태도만 보면 만만치 않겠는걸.”

“에이, 설마? 아직까지 한 번도 간을 잡는 걸 보지 못 했는데…….”  

수련생들이 낮은 음성으로 수군댔다.

“흠! 누군가? 무관 관주인가?”

“관주님은 외출하셨소. 나는 하찮은 잡부(雜夫)일 뿐이오.”

고수는 고수를 알아보는 법. 상천의 기도가 범상치 않음을 느낀 외팔이 사내는 흥미로운 눈길로 그를 주시하며 말했다.

“분위기를 보아 잡부 같지는 않은걸? 그래도 상관없어. 나는 상대를 가리지 않으니까.”
“어서 간을 드시오. 안행(岸行 Banking)으로 초구를 정합시다.”

내공 수위가 동등하거나 공식 비무일 경우, 자신이 마주한 래일을 향해 공을 쳤다가 다시 굴러오도록 하여 공이 래일에 가까운 사람이 초구의 선택권을 가지는 것이 관례였다.

이때 타자(打者)가 마주한 래일이 마치 강의 둑 같다고 해서 언덕 안(岸)을 쓰고, 오고감을 뜻하는 행(行)을 사용하는 것이다.

“좋소!”

막상 큰소리는 쳤지만 상천은 떨리지 않을 수 없었다.

폐관 수련까지 했건만, 실전 비무는 처음인 때문이었다. 더구나 상대는 보기 드문 고수가 아닌가?

하지만 이제 와서 물러설 수는 없는 일, 상천은 떨리는 걸음으로 비무대로 다가갔다.
 
두 사람이 안행을 위해 간을 들고 자기 수구를 가격하려는 순간, 무관을 뒤흔들 듯한 벽력(霹靂)과도 같은 일갈이 들려 왔다.

“내 허락도 없이 비무를 하다니… 이게 무슨 짓이냐?”

“사, 사부님!”

소리를 지른 것은 외출했다가 돌아온 양봉환이었다.

“이 자가 수련생들을…….”

“시끄럽다. 어서 간을 거두고 물러서지 못 할까!”

사부의 호통에 상천은 간을 거둘 수밖에 없었다.

“대체 어떤 고인(高人)이시기에 주인도 없는 무관에 와서 철모르는 수련생들을 훈계(訓戒)하시는 게요?”

양봉환은 말투는 정중하지만 결코 잘못을 용서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음성으로 물었다.
“훈계가 아니라… 정당한 비무였다.”

하지만 양봉환의 준엄한 질책에도 외팔이 사내는 여전히 뻣뻣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무명(武名)이 쟁쟁한 선배가 이제 갓 입문한 후배들을 데리고 장난치는 것도 정당한 비무라 할 수 있소? 안 그렇소, 독비괴사(獨臂怪士)?”

“헉-! 누, 누군데 나, 나를……?”

양봉환의 입에서 나온 한 마디는 상천을 제외한 수련생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한때 그는 구림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인물인 때문이었다.
 
-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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