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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라 霞修羅 HUSTLER - 038

부제: 비리아도(秘理雅道) 비밀스런 이치를 간직한 우아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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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예신문
기사입력 2013-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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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구뉴스이미지.(출처:Mydaily, Naver)
“비무는 참관인을 부르지 않고 단 두 사람만이 벌였다고 해. 둘이 비무를 하는 한 시진 동안은 아무도 무관에 들어오지 못 하게 하고 말이야. 그래서 승패는 알 수 없지만… 무관을 나온 두 사람은 서로 웃으며 악수를 하고 헤어졌다고 하더군.”

“그래도 승패는 갈렸을 텐데요.”

“내게 이야기를 들려준 객잔(客棧) 주인이 마침 무관 바깥에 있었다는데… 느낌으로는 이리고마가 패한 것 같았다는군. 그런데도 말이야. 서로 티를 내지 않고 웃으며 헤어졌다니… 정말 고수다운 멋진 행동 아닌가? 비무에는 져도 자신에게는 이기는 모습을 보여 주었으니 말야.”

“정말 사마 표두께서는 해박하십니다. 배울 점이 너무 많아요.”

“허허! 구예는 내가 자네에게 배워야 하지 않나? 그러니 세상은 공평한 거야. 자, 이제 이야기 값을 해야지.”

“비무를 하잔 말씀이신가요?”

“물론이지. 아니면 무관에 뭣 하러 왔겠나? 하기야 질 게 뻔하지만…….”

“사마 표두께서 만패노인이 되시려는 모양이군요. 저는 불패노인 아니 불패청년이 되고요.”

상천의 농담에 사마창은 유쾌한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핫-!”

사마 표두와 비무를 하는 동안 상천은 내내 이리고마와 겨룬 신비의 상대가 누구일까를 생각하느라 도통 집중을 할 수 없었다.

결국 비무는 사마 표두의 승리로 끝이 났다.

“허어 이럴 수도 있나? 내가 이기다니… 이거 만패노인의 신화가 깨어졌군.”

지고도 마음이 상하지 않는 비무를 즐길 수 있게 된 상천은 웃으며 답했다. 

“불패청년은 일패청년(一敗靑年)이 되었구요.”

 
회자정리구예류(會者定離球藝留)
만난 이와는 헤어져도 구예는 남는 것
 
여느 때처럼 상천은 무관 문을 닫고 사부가 누워 있는 내실로 갔다.

사마 표두에게 들은 이야기를 확인할 생각이었지만, 핏기라고는 하나도 없는 사부의 창백한 얼굴을 보는 순간, 그 생각을 까맣게 잊고 말았다.

“약은 드셨어요? 죄송해요. 오늘 수련생들이 유독 많아서… 도무지 짬이 없었어요.”

“이젠… 약도 짓지 말거라. 도무지 차도가 없구나. 그리고… 돈도 없을 텐데…….”

사부의 말에 상천은 정색을 했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아니다. 이제 내가 살날도 얼마 남지 않은 듯하구나. 전혀 내기(內氣)가 운용이 되질 않아.”

침상에 누운 사부가 힘없는 음성으로 말했다.

“아닙니다. 사부님은 금방 쾌차하실 수 있습니다.”

“내 몸은 내가 잘 안다. 애써 위로하려 들 것 없다.”

“사부님-!”

상천은 쏟아지려는 눈물을 간신히 참고 있었다.

“그리 슬퍼하지 말거라. 회자정리(會者定離) 거자필반(去者必返)이라는 말도 있지 않더냐? 만나면 헤어지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내가 떠나더라도 네게 전한 구예는 영원히 너와 함께 할 것이니… 쿨럭-!”

양봉환은 몇 번 기침을 하더니 한동안 운기조식을 하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네게 일월문의 비전인 당무 구결(口訣)과 그밖의 몇 가지 사실을 알려 주고자 한다.”

갑자기 사부의 얼굴에 화색이 돌며 음성에도 힘이 실렸다.

하지만 상천은 그것이 본신의 진기가 스스로 이뤄내는 회광반조(回光反照)임을 알고 있었다.

사부는 생의 마지막 불꽃을 사르고 있는 것이었다.

“그 동안 힘든 수련을 잘 참아냈다. 이제 네 내공 수위는 팔 갑자쯤 될 듯싶구나. 속인(俗人)들의 점수로는 오백 정도이니 그저 창피하지 않을 정도라고 하겠다. 변두리에 가면 고수 대접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천외천(天外天), 하늘 밖에 또 하늘이 있는 법이다! 강호에는 기라성(綺羅星)같은 고수들이 수없이 많으니 너는 비로소 입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건강을 위해서나 취미로 즐긴다면 모르되 진정한 구인(球人)이 되려면 이제부터 시작인 것이다. 앞으로 절정에 오르기 전까지는 칠 갑자의 공력을 가진 듯 보이도록 해라. 본신의 실력을 한 푼 정도 감추란 말이다. 알아들었느냐?”

“귀한 말씀 가슴에 새겨 절대 자만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좀 더 시간이 있었다면 네 내공 수위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으련만… 하늘이 내게 허락한 시간은 이 정도인가 보구나. 시수담(時數談)을 전해 주지 못 해 안타깝다만… 내가 없더라도 부디 수련을 게을리 하지 말고, 절정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사부님-!”

상천은 금방이라도 눈에서 흐를 듯한 눈물을 억지로 참으며 사부를 불렀다.

“이제 난 틀렸다. 내가 세상을 떠나면… 네겐 사숙이 되는 신당묘수와 신사신사를 찾아라. 반드시 그들을 찾아야만 절정이 될 수 있으니까… 신당묘수 남궁기는 몇 년 전에 한밭[大田]에 모습을 나타낸 적이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행방이 묘연하고, 신사신사 유승인은 출가하여 승려가 되었다고 하더구나. 쉽지 않겠지만… 반드시 그들을 찾아야 한다.”

양봉환은 몹시도 힘이 드는지 오랜 시간 말을 멈추고 숨을 고르고서야 간신히 입을 열었다.

“마지막으로 일월문의 비전인 당무의 구결(口訣)을 알려 주마. 일월문 당무의 정수(精髓)가 이 여덟 자 안에 담겼으니 무릎을 꿇고 앉아서 잘 들어라.”
 
-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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