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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알을 파헤치자 “광명성이 나르샤!”

태평성대의 완성인가, 난세의 조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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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대 주필(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기사입력 2016-02-09

▲ 신성대 주필     ©한국무예신문
중국무협지에 나오는 고수들은 예외 없이 손가락 하나로 상대의 혈도를 짚어 꼼짝 못하게 하는 재주들을 지녔다. 그 방면의 전문가(?)들은 나름 그럴듯한 근거를 대기는 하지만, 40년을 넘게 무예계에서 놀면서도 필자는 아직 그런 수준 높은 기예를 익히지 못했고 또 그런 고수를 만난 적도 없다. 혹여 늦게나마 인연이 닿아 그런 재주를 익힌다한들 어디다 쓰랴? 아무래도 좋은 일보다 애꿎은 일에 더 많이 써먹을 것 같다.

또 흔히 사극에서 궁중의 어의(御醫) 쯤 되면 주렴 밖에서 가는 명주실 한 가닥으로 왕비나 후궁들의 손목 맥을 짚어 회임(懷妊) 여부를 진단할 줄 알아야 한다. 심지어 쌍태(雙胎)도 가려내는가 하면 아들딸까지 구별하는 엄청난 내공을 보이기도 한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언젠가 꽤 유명하신 한의사 할아버지께 맥에 대해 여쭙자 “솔직히 평생 시늉만 했지, 맥 짚어 알 수 있는 게 없다.”고 하셨다. 부정맥 정도면 모를까 나머진 모두 뻥이라는 말씀이다. 요즘은 기계가 다 재어 주니 그나마 진맥할 일도 없어졌다.

한반도의 지형이 묘해서인지 우리 민족이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풍수설을 신봉하는 것 같다. 한반도는 익히 배운 대로 토끼 같기도 하고 호랑이처럼 생기기도 했다. 말이나 코끼리, 곰, 너구리를 연상할 수도 있고, 새우나 가재가 웅크리고 있는 모양새라 해도 되겠다. 아무튼 태백산맥을 등줄기로 삼으면 자연스럽게 동물 모양이 연상되어 인간의 온갖 상상력을 가미시키기에 딱 좋은 형상이다. 하여 의주(義州)가 입이면 김해(金海)는 항문 쯤 되겠다.
 
풍수설의 과학적 근거 여부는 석 달 열흘 잠 안자고 논쟁해도 결론이 나지 않을 것이기에 논외로 하고, 어쨌든 한민족이 시작한 학설은 아니지만 누천년 잃지 않고 부처님 진신사리 모시듯 끈질기게 맥을 이어와 오늘날에는 대학의 정식 학과목에까지 올려놓았으니 여간 대단한 것만은 분명하다.

믿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언젠가 광화문 앞을 지나는데, 평소 방술에 관심이 많은 친구가 북악산을 가리키며 풍수적으로 문제가 많은 곳에 궁궐을 앉혔다고 하기에, 필자가 “에이, 그런 소리 마시라. 풍파 없는 가문이 어디 있고, 골육상잔 없는 권력이 세상에 있던가? 어쨌든 한 가문이 5백 년 동안 영화를 누렸다면 그만한 길지가 어디 또 있겠는가?” “허, 듣고 보니 그렇군! 역시 무학이야!”라며 웃은 적이 있다.

일제가 한반도를 측량하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의 산꼭대기며 등성이들에 측량기준점을 박았는데, 이를 본 우리네 조상들이 “아이쿠, 왜놈들이 이 나라에 인물이 못 나오게 산의 정기가 흐르는 지맥마다 쇠말뚝을 박았으니 이젠 다 망했다!”며 땅을 쳤다. 한데 그 통탄하던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본 이 땅의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럼 나도 별 수 없다는 것 아냐?’며 제풀에 기가 꺾이고 말았다. 우매한 백성들은 산허리에 길을 내는 것조차도 그렇게 해석했다.

일제가 당시 그 같은 효과까지 예상하고 고의로 보란 듯이 산꼭대기에 쇠말뚝을 박았는지는 당사자들이 가고 없으니 확인할 길은 없지마는 어쨌든 풍수를 신앙해온 조선인들은 당연히 그렇게 받아들였을 것이다. 하긴 뭐 그랬다 한들 이 땅에서 인물이 안 나왔는가? 물론 그마저도 사흘 밤을 입씨름해도 결론나지 않겠지만, 그깟 몇 자밖에 안 되는 쇠꼬챙이로 산천에 기가 흐르지 못하게 막는다니 침술도 보통 침술이 아니다. 급소를 찌르면 가능하다? 무협지를 많이 읽던 어린 시절엔 정말 그런 줄 알았다.

03과 7개의 돌멩이, 태평성대의 완성?

지난 초겨울 모질게 추운 날, 김영삼 전 대통령이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되었다. 당연한 일이지만 풍수에 대한 시비가 없을 수 없겠다. 역시 김영삼! 고인은 마지막까지 국민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고 가셨다. 마침 묏자리를 팠더니 50㎝ 정도의 둥근 돌덩이들이 나왔는데 그것도 하필 일곱 개란다. 03과 07, 합이면 열. 열이면 꽝 혹은 완성! 현충원 지형이 봉황의 모양새라 하여 이왕에 ‘봉황알’이라 즉석에서 이름 지어졌다. 더 넓게 깊이 팠으면 더 많은 돌알이 나왔을 텐데…!

묏터를 잡아준 황영웅 영남대 환경보건대학원 풍수지리전공 교수는 “봉황이 알을 품으면 태평성대가 이뤄진다는 전설이 있는데, 그 전설이 실현된 것 같다.”고 해석한 것을 보니 내심 꽤나 득의연하는 것 같다. 요즘 교수들은 별 부업을 다 하는구나! 어디에 그런 전설이 전해져 오는지 알 수 없으나 꿈보다 해몽을 잘해야 하는 것은 모든 방술가의 직업윤리이자 노하우! 아무렴 좋은 게 좋은 것이려니! 길지 중의 길지, 명당 중의 명당에 잠들었으니 그 후손들이 자자손손 복을 받고 덩달아 이 나라도 길이길이 태평하길 진심으로 빈다.

어쨌든 이제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묘는 한국 풍수사의 일급 표본으로 풍수쟁이들의 성지가 되었으니, 전국에서 찾아드는 풍수쟁이들로 인해 심심치 않을 것 같다. 후손들이 복을 얼마나 받게 될지는 두고 봐야 알 것이나, 당장 그 풍수교수의 몸값부터 올려주었음은 분명한 일. 덕택에 풍수설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고, 이 나라의 산이란 산은 돌알(石卵) 찾는 심마니들로 길 아닌 길들이 가뭄에 논바닥 갈라지듯 생겨날 것이겠다. 그 바닥에선 진즉에 명당 급에 들어갈 만한 터는 음택이든 양택이든 부르는 게 값, 곧 ‘명당투기’ 재테크가 뜰 것도 같다.

난세가 영웅을 만들고, 시절이 명당을 만든다

다시 아무렴! 봉황알이 나왔으니 과연 태평성대가 찾아올까? 꿈도 해몽하기에 달렸고 풍수 역시 이런 저런 파자풀이식 덕담을 갖다 붙이기가 기본. 원래 동작동이란 조조(曹操)의 동작대(銅雀臺)에서 따온 이름이라 한다. 작(雀)이 참새든 공작이든 봉황이든 국립서울현충원의 지형을 위에서 보면 새가 날개를 편 모양으로 볼 수도 있다.

이왕이면 동물의 형상이라야 상상력을 가미시키고 부풀려 사람들을 현혹시키기가 훨씬 용이하다. 기실 지형 및 생물학적인 상상력으로 보자면 현충원은 한강 옆 언덕, 그러니까 물가이니 그 돌알을 뱀이나 거북이, 악어, 이무기, 용 등 파충류나 물새의 알로 해석해야 그나마 이치에 맞다. 게다가 용이니 봉황이니 하는 현실에 존재하지도 않는 상상의 동물을, 또 그런 동물이 복을 가져다주는 상스러운 길조라고 가정해놓고 들어간다. 그러니까 허구에서 시작된 가설이다.

물론 그런 지형은 주변에 숱하게 많지만 어쨌든 기왕에 이름이 그렇게 지어졌으니 ‘봉항이 깃드는’, 아니지 이젠 ‘봉황이 알을 품은’ 길지 중의 길지로 해석해야겠다. 한데 그 많은 조선의 지관(地官)들은 바로 코앞에 있는 이 천하명당을 어째서 놓쳤단 말인가? 만약 이곳에 왕릉을 앉혔더라면 조선이 5백년이 아니라 천년 영화를 누렸을까? 허나 방술의 기본은 언제나 빠져나갈 구멍이 있다는 것! “천하명당은 다 주인이 따로 정해져 있는 법!”이다.

또 명당을 차지하려면 반드시 대를 이어 덕(德)을 많이 쌓아야 한단다. 그러지 못한 자가 명당에 들어갔다간 후손들이 횡액을 면치 못할뿐더러, 그곳을 잡아준 풍수쟁이마저 제명을 다 못산단다. 지당한 헛소리! 그토록 덕을 많이 쌓았으면 명당이 아니라 시궁창 다리 밑에서 나고 죽더라도 발복해야 마땅한 이치겠거늘, 복과 덕을 이어주는 게 왜 하필 풍수여야 한단 말인가? 게다가 아무렴 복을 바라고 덕을 쌓을까?

어쨌든 그건 그렇게라도 믿고 싶은 자들의 바람일 뿐이고, 현실은 그렇게 낭만적이지도 녹록하지도 않다. 그게 진정 복을 부르고 태평성대를 맞을 터라면 도대체 언제? 그야 “다 때가 있는 법!” 그 때가 되면 자연히 알게 되리라? 하지만 당장 나라 경제가 불안하기 짝이 없다. 반풍수가 어쩐다더니 자칫 운수 나쁘면 길지가 아니라 흉지 중의 흉지가 될 수도 있다. 오비이락(烏飛梨落)! 하필 북한 핵실험에 탄도미사일 발사까지…, 이러다 혹시 1997년 IMF구제금융 때처럼 경제위기까지?
▲ [인터넷 화면 캡처]    

모든 방술은 UFO다!

그러니까 7개의 돌멩이가 ‘봉황알’이 될지 ‘썩은 달걀’이 될지는 시절이 만든다는 말이다. 복을 받는 것도 후손들 저 할 탓이다. 단언컨대 처음부터 명당은 없다. 누군가가 큰 부자가 되고 출세를 하면 풍수쟁이들이 몰려들어 그의 조상묏터나 생가터가 졸지에 명당이 되는 것이다. 풍수의 기본은 숨은그림찾기! 어느 집안이든 주변을 뒤지다 보면 그럴듯한 게 하나쯤은 나오게 마련이다.

그마저도 못 건지면 주변 산이나 강의 기(氣)가 그 한 곳으로 다 모인다고 뻥을 친다. 당연히 그 기는 수행을 한 자기들만이 느낄 수 있단다. 그럼 그 재벌이 나온 명당 터에서 태어난 이전이나 이후의 사람들도 모두 부자가 되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항변하면, 아무리 좋은 명당도 서로 인연과 궁합이 맞지 않으면 소용없단다. 혹 명당에는 지신(地神)이 살면서 제 기분 내키는 대로 복을 주고 뺏고 하는가?

같은 입담이지만 변호사는 산 사람을, 풍수쟁이는 죽은 사람을 가지고 논다.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날 리 없으니 풍수쟁이는 자기 말을 증명할 필요 없다. 아무리 논리적으로 따지고 들어도 핑계거리는 늘려있다. 당장 한국의 모든 무덤과 그 후손들의 발복 현황을 전수조사한들 그 믿음을 바꿀 수 없을 것이다. 어쩌다 딱 맞아떨어지는 희귀한 사례들만 모아 필연적 인과인양 일반화 시키고 나머지는 버리면 그만, 그걸 누천년 동안 쌓아왔으니 그 구라를 누가 당하랴!

토테미즘, 애니미즘, 샤머니즘을 뒤섞어 놓은 것이다. 어린이용 낱말 카드놀이 내지는 숨은그림찾기 퍼즐 놀이에 지나지 않는 유치한 구라다. 하지만 그들에겐 그것이 과학이고 진리다. 무엇보다도 생업수단이다. 풍수설(風水說)이 아니라 풍수학(風水學)이란다. 다만 상당히 신비스런 것이라서 공부를 하지 않은 보통 사람들은 이해하기 힘들 뿐이라며 상식선을 가볍게 넘어선다. 도대체 현대과학의 수준이 아직 그걸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란다. 그러니 다시 천일 밤을 입씨름해도 결론은 UFO다.

반세기 전만 해도 빛이 부족해 밤이 지금보다 훨씬 길었다. 지금이야 음악, 미술, 영화, 드라마, 스포츠 등 온갖 얘깃거리가 넘쳐나지만 그 옛날엔 그런 게 귀했다. 대신 온갖 방술들이 그 시대엔 교양이자 지식이고 정보이면서 이바구 소재였다. 하여 벼슬 못한 선비가 어디 남의 집 사랑방에서 밥 한 끼 얻어먹으려면 방술 한 가지 정도는 익히고 있어야 했다. 공맹(孔孟)만으론 식객 노릇하기 쉽지 않았던 거다.
 
자연으로 돌아가는 자, 그 후손이 번성하리

봉황의 둥지를 헤집고 알을 파내다니! 뭘 제대로 스토리텔링할 줄 아는 풍수쟁이라면 그런 돌이 나오면 얼른 도로 묻어버리고 그 곁을 다시 팔 것이다! 추운 겨울 봉황의 알을 다 파내버렸으니 얼어 터져 다 썩을 것이고, 봉황은 더 이상 깃들 이유가 없어 날아 가버리지 않았겠는가? 그러니 이걸 길조라 해야 하나, 재앙의 조짐이라 해야 하나?

그나마 알들을 그 자리에 도로 같이 묻었으면 좋았으련만! 오히려 노획한 증거물인양 보란 듯이 좌우에 떡하니 진열까지 해놓았다. 혹여 신령한 봉황을 깜빡 속여서 그 뻐꾸기 알을 품으러 오게 하려는 것일까? 어차피 유교적 조상숭배 관념과 기복신앙의 결합에서 나온 게 풍수사상이려니! 그렇다 한들 세상에 이런 꼴불견이…, 기상천외한 거시기 대용물로 요지경 무덤이 되고 말았다.
 
애초에 무덤이란 생식기 숭배사상에서 출발한 풍습, 나온 곳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원시적 발상에서 나온 것! 해서 여성의 인체 그곳을 닮은 터를 명당이라 하여 찾아다니는 것이다. 현생 인류 중 가장 원시적인 매장풍습을 가진 민족이라 하겠다. 혹 누군가 그 ‘봉황알’을 쓰다듬고 임신을 했다거나, 아들을 낳았다거나 쌍둥이를 낳았다는 소문도 곧 나지 않을까? 그걸 토착신앙이니 하지만 그마저 수긍하지 않는 자에겐 시쳇말로 뻥이요 구라일 뿐이다.

어디 봉황알 뿐이겠는가? 삼천리 방방곡곡 파다보면 메추리알, 거북이알, 뱀알, 용알, 호랑이알(?), 소알(?), 코끼리알(?), 운 좋으면 진짜 공룡알까지 나올지 누가 알겠는가? 게다가 봉황이란 새는 억만년만에 한번만 알을 낳는다던가? 날마다 철마다 알을 낳는지 어이 알겠는가? 전직 대통령들이 줄 서 있으니 그 기슭에서 더 큰 봉황알들이 줄줄이 쏟아져 나올지도! 분명 백년이 지나기 전에 한국인들은 현충원을 조선 왕릉처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려 할 것이다.

반풍수의 반(反)풍수론

삼천리금수강산? 관광대한민국? 동방예의지국은 간 데 없고 동방무덤지국! 내 땅에 묘를 쓰든 궁전을 짓든 무슨 상관이람? 지금 한국의 산은 앞산 뒷산 명산 할 것 없이 마구잡이 흉물들로 인해 너절하기 짝이 없다. 여행 중 차창 밖을 쳐다보면 끝없이 튀어나오는 원형탈모 부스럼 때문에 머리 밑이 가려워진다. 죽은 조상까지 모시는 갸륵한 풍습으로 봐주기에는 이미 도를 넘어섰다.

사람 못 난 것이 조상 뼈다귀 메고 명산 뒤진다고! 뭐 그리 내세울 게 없어 죽은 조상 묘에 돈 발라 자랑하는지! 풍수로 신용평가해서 돈 빌려주고 투자하고, 사돈 맺으랴? 지금 세상이야 다 뿌린 대로 거두고, 저 노력한 만큼 복을 누리는 법! 덕(德)을 쌓기는커녕 절이나 교회에 나가 빌지도 않고 날로 복(福)을 받아먹겠다는 심보! 효(孝)의 탈 뒤에 숨긴 유가(儒家)적 허세, 비루한 가식, 구차스런 핑계, 염치없는 대박 심리일 뿐이다.
 
주인장으로서 살아보지 못한 하인근성 때문에 자기존중에 대한 확신이 없어 성공조차도 뭔가 모를 인과가 있을 거라고 믿는 것이다. 나도 열심히 노력하면 저 부자처럼 잘 살 수 있다는 희망보다는 어찌해서 나도 조상묘터를 잘 잡아서 벼락 발복을 해야지 하는 요행심리, 명당에서 태어나거나 조상을 좋은 곳에 모시지 못했으니 아무리 애를 써봐야 별 수 없을 거라는 자포자기 심리만 조장하는 것이다.

가문의 영광을 어찌 무덤이 아니면 전할 수 없다던가? 묘를 쓰지 않았다고 죽은 조상이 자손들을 해코지한다던가? 후손들에게 물려줄 게 굳이 ‘육신의 쓰레기터’여야 하는가? 인간만이 무덤을 남기지만, 그 어떤 무덤이든 미련하고 혐오스럽고 추한 것이다. 모름지기 풍수쟁이 빼고 남의 무덤에 관심가질 사람이 세상에 몇이나 되겠는가? 더구나 외국관광객이라면? 미모만 가꿀 게 아니라 미관도 좀 관심 가졌으면 싶다.

요즘은 담배꽁초도 함부로 못 버린다. 제발 각 지자체마다 큰 길에서 보이지 않는 외진 북망산 골짜기에 공동묘지를 만들어 연고가 있는 지역민들을 사후 안장하고, 나아가 문화재적인 가치가 있는 것을 제외한 역내의 모든 봉분들을 그곳으로 모았으면 한다. 그러기를 거부하는 묘에는 자연경관 훼손책임을 물어 묘지세를 부과해야 마땅한 일이다. 글로벌 시대엔 풍속도 경쟁력, 시대에 따라 바꿔야 한다.
▲ 거산(巨山)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삼우제(三虞祭)가 28일 오전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렸다. 2015년 11월 28일, [연합뉴스]    

풍수신앙의 발호는 난세의 조짐

보본반시(報本反始)! 흙으로 돌아간다? 천만에! 사람은 굼벵이가 아니다. 흙에서 태어나지도 않았다. 길든 짧든 이 우주에, 한 생명으로, 그것도 인간으로 태어나 살다 갔으면 그만한 행운이 어디 있으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한 일, 더 무엇을 바라겠는가? 이젠 좀 깔끔하게 ‘가는’ 고민도 하며 살 때가 되지 않았나? 이승에의 미련을 흙껍질 속에 가둬두고 어찌 ‘그곳’으로 든단 말인가? 어찌 해탈(解脫)을 말하는가? 혼(魂)이든 백(魄)이든 바람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왕, 툭 까놓고 얘기해서, 고작 그 가문에 그 정도 밖에 안 되는 인물이 호시절 만나 반쪽짜리나마 대통령을 해먹는 영광을 누렸으면 됐지, 죽어서까지 더 뭘 바라는가? 게다가 살아서는 서로 못 잡아먹어 아웅다웅하던 사람들이 왜 굳이 죽어서까지 한 골짜기에 몰려가 터싸움, 기싸움, 뻑 하면 참배를 했니, 안했니, 왜 했니 하며 졸개싸움 시켜 국민들을 편 갈라 갈등을 부추기는지!
 
그 골짜기에선 죽은 자들도 말을 하는가? 그렇게 죽어서까지 군림하고 싶을까? 하여 미완성으로 남겨놓은 역사를 죽어서라도 완성시켜보겠다는 건가? 서울현충원이 대통령전용묘지던가? 현충원에 묻힌 용사들이 모두 전직 대통령을 위한 병마용들인가? 무명의 전몰용사들에게 부끄럽지 않은가?

그러고 보니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김영삼! 역사교과서 논쟁의 주인공들, 신(新)사색당파의 우두머리가 얼추 다 모인 꼴이 되었다. 이 시시비비의 골짜기에 풍수쟁이들까지 가세했으니 무슨 안식이 있으랴! 그 후손인들 하루라도 편할 날이 있을까? 무덤이 없으면 침 뱉을 일도 없을 터. 제발이지 죽으면 화장해서 고향 뒷산에 흩어버리라는 전직 대통령이 좀 나왔으면!

삶은 무덤으로 완성되는 것 아니다

미련과 집착은 만불행의 근원! 가뜩이나 비좁은 땅, 산 사람도 자고 날 공간이 부족해 이리저리 내몰리는 판에 죽은 자들까지 한 자리씩 차지하겠다고 아우성이니 참 딱한 노릇이다. 인류문명사가 그랬듯, 바야흐로 무덤이 호사스러워지고 풍수쟁이들이 부나비처럼 쫓아다니는 것을 보니 태평성대가 끝나가고 난세가 가까워지고 있음을 짐작하겠다.

무덤이 삶의 마침표가 될 수 없다. 사람에 따라서 그 훨씬 전일 수도, 한참 후일 수도 있다. 아무튼 건강한 산천에서 건강한 후손들이 태어날 것은 자명한 이치, 자연은 오로지 산 사람만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미망의 쓰레기는 태워 버리는 게 상책! 얼마 남지 않은 한 뼘 산비탈이나마 있는 그대로 내버려 둘 줄 아는 여유와 배려의 지혜가 아쉽다. 산을 사랑한다 말하기 전에 산을 존중하는 자세부터 가졌으면 싶다. 나는 산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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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n Rock 16/02/10 [01:06]
항상 유익하고 시원한 글 써주시어 감사합니다. 계속 열심히 써주시길 바랍니다. 부듸 건강 하십시요. 
웃고갑니다 16/02/10 [10:38]
풍수 때문에 태극기 바꾸자고 주장하지 않았었나? 역시 중국무술하다가 전통무예로 둔갑한 십팔기 단체 수장답게 말 바꾸는 것도 선수급...
십팔기원류 알고싶다. 16/02/11 [18:43]
신성대 주필님. 주필은 윤리와 학식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글을 읽는 동안 정말로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내용들은 보면? """"""묏터를 잡아준 황영웅 영남대 환경보건대학원 풍수지리전공 교수는 .... 요즘 교수들은 별 부업을 다 하는구나! 어디에 그런 전설이 전해져 오는지 알 수 없으나 꿈보다 해몽을 잘해야 하는 것은 모든 방술가의 직업윤리이자 노하우!..... 풍수쟁이들의......당장 그 풍수교수의 몸값부터 올려주었음은 분명한 일.......
주필님은 풍수지리에 관련된 도서을 몇권 읽고 현장 답사를 해보셨나요? 전통지리학에서 보면 신라시대 말 도선스님이 중국에서 도입하여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소개된 학문입니다. 당시에는 물론 양택지리였죠. 도선스님은 학식와 실증학에 매우 조예가 깊은 스님입니다. 현재 일부 지리학과에서는 풍수지리학을 전공과목으로 배우고 있는학교도 있습니다. 물론 교수님들이 이분야에 석, 박사이 십니다. 주필님은 이분야에 대해서 학술적 근거로 논문 한편 써보셨는지요. 또한 읽어 보셨는지요. 교수님들은 이분야에 대해서 답사 및 통계자료, 이론적 배경을 바탕으로 논문을 쓰시고 때로는 학위도 받았을 것입니다. 신라시대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온 지리학의 한 과목입니다. 주필님. 주필을 하실때에는 최소한 관련학회 논문 3편을 읽고 지금까지 사례들을 파악해서 주필을 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황영웅 영남대 환경보건대학원 풍수지리전공 교수는 풍수학자님이고 교수님 입니다. 풍수쟁이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분은 풍수지리에 아주 박식한 분입니다. 주필님은 이분 보다 풍수지리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는지요. 주필은 정말로 신중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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